The Seeker. Prologue.

Prologue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우중충한 하늘에서는 끝도 없이 빗방울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바람 또한 강하게 불어 누구 하나 제대로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 보였다. 천둥이 치고 번개가 내려칠 때마다 주변이 잠시 밝아졌다가 도로 어두워 졌다. 빗방울은 어느새 끼리끼리 뭉쳐 자그마한 웅덩이들을 만들어 냈고, 더 이상 많은 물을 수용할 수 없게 되자 웅덩이의 물이 넘쳐 흘러 언덕의 능선을 따라 아래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래로, 아래로. 그저 끝도 없이 흘러내려갈 뿐이었다. 그렇게 흘러내리던 물줄기가 평탄한 지면을 만나 다시금 고이기 시작했을 때, 그 앞에는 두 개의 무덤과 그것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는 한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8살쯤 되었을까. 검은색의 원피스와 검은색의 구두, 검은색의 모자를 비롯하여 온통 검은색으로 치장한 소녀는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과 빗방울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여전히 무덤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행해지기라도 한 것인지 소녀의 손에는 검은색의 우산이 하나 어색하게 쥐어져 있었다.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동자는 두 개의 무덤이 아닌 보다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눈물은 더 이상 나오지 못할 정도로 메말라 버렸고 어디로 가야할 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 소녀는 알 수 없었다. 얼마 되지 않는 친척들로부터도 외면당한 소녀는 정말 더 이상 아무데도 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기댈 만한 존재 또한 없다고 생각했다. 아니,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이곳을 떠나려 하지 않았을 것이고 누구에게도 기대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온통 비에 젖어버린 소녀의 앞에 낯선 존재가 나타난 것은 그때였다.
나이는 대강 소녀와 비슷해 보였다. 두 소녀의 차이점이라면 한 쪽은 슬픈 표정을 짓고 있고 한 쪽은 웃고 있으며, 한 쪽은 검은색의 옷을 입었고 다른 한 쪽은 흰색의 옷을 입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자신의 갑작스런 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덤만을 응시하는 소녀에게 소녀는 물었다.

"여기서 뭘 하고 있니?"
"……."

흰색 옷의 소녀의 물음에 검은색 옷의 소녀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한 것인지 흰색의 옷을 입은 소녀는 계속해서 질문하기 시작했다.

"어디서 왔어?"
"……."
"이름이 뭐야?"
"……."

검은 옷의 소녀는 여전히 대답이 없었고 질문을 하나씩 추가할 때마다 흰색 옷의 소녀는 조금씩 그 미소가 옅어져 갔다. 하지만, 소녀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묻기 시작했다. 흰색 옷의 소녀는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질문을 했다.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야?"
"……."

검은 옷의 소녀는 그 질문에 말하는 것 대신  눈 앞에 있는 무덤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 반응에 관심을 받지 못해 열심히 노력하던 소녀는 뛸 듯이 기뻐하며 다시금 질문 공세를 펴기 시작했다. 조금은 관심이 있는 질문들을 한 것인지 귀찮아서인지는 몰라도 간간히 고개를 끄덕이거나 도리질 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기에 흰색 옷의 소녀는 맑게 웃으며 물었다.

"부모님이 보고 싶은 거구나?"

여전히 긍정의 의사 표시는 고개를 끄덕거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질문들과 달리 훨신 더 강하게 끄덕거리는 모습에 흰 옷의 소녀는 더 밝게 웃어 보이며 질문을 계속했다.

"다시 만나게 해줄 테니까 나랑 조금 더 놀아줄래?"
"…뭐?"

8살. 아무리 어리다고는 해도 사람이 죽으면 다시는 되살아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시 만나게 해준다는 말이 너무나도 매력적이었기에 결국 굳게 닫혀있던 소녀의 입이 열려지고 말았다. 한 번 입이 열리자 갑자기 대량의 의문을 풀고자 하기라도 하는 듯, 이번엔 상황이 반대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다시 예전처럼 부모님을 만날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우산조차 내팽개쳐버리고 흰 옷의 소녀의 손을 잡으며 묻는 소녀에게 그녀는 대답했다.

"간단해. 나랑 놀겠냐는 질문에 긍정하면 돼."
"겨우 그거면…, 다시 볼 수 있는 거야?"
"물론이지. 준비 됐으면 물어볼게."
"응."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쭉 펴고 말하는 흰 옷의 소녀의 말에 소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대답했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었다가 내뱉은 후, 소녀는 물었다.

"나랑 놀아줄래?"
끄덕
"좋아. 그럼 이제부터 놀아 보는 거야."

도저히 어린 아이가 지을 수 없을 것만 같은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흰 옷의 소녀는 말했다.
그 모습에 놀란 것인지 검은 옷의 소녀는 저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확

by 유지 | 2008/07/27 14:57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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